본문 바로가기
한국 주식

코스맥스(192820) - 세계1위 화장품 ODM 기업

by 투자자A 2021. 11. 17.

(2021.11.17.수)

1992년에 설립한 화장품 ODM(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기업. 2016년부터는 이탈리아의 인터코스를 제치고 전세계 화장품 ODM 1위 기업이다. 한류를 타고 중국에서 한국화장품들의 선호가 높아진 덕을 제대로 본 것.

매출 1조 3,829억

2020년은 매출 1조 3,829억원, 영업이익 666억원, 영업이익율 4.82%이다. 지난 5년 실적을 살펴볼 때 대체로 영업이익율이 5%에 못 미쳐서 수익성이 그리 좋은 기업은 아니다. 매출은 그 동안 제법 잘 성장하다가 작년에는 Covid-19의 영향탓에 주춤하여 3.9% 성장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화장품 시장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걸 생각하면 선방했다.

출처: finance.naver.com

인디브랜드 시대

쓰리컨셉아이즈(3CE)같은 인디브랜드들이 지금 화장품시장에서 여럿 등장하여 크게 성공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코스맥스같은 ODM업체들이 인디브랜드들이 컨셉을 가지고 오면 그에 맞추어 상품기획부터 개발, 생산, 품질관리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과거에 최소 주문가능 단위가 3,000개 정도였다면 지금은 500개 정도로 최소주문량이 낮아져서 그만큼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기가 쉬워졌다. 영향력있는 인플루언서들이 인스타그램에서 자기 이름을 건 화장품을 기획해서 판매하는 것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화장품ODM업체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렸다는 것이다.

북미사업 적자행진

코스맥스는 2013년 로레알그룹으로부터 미국 오하이오 공장을 150억원에 인수하며 미국 시장에 진출하였다. 또 2017년 5,000만 달러를 들여 미국 누-월드Nu-World Beauty지분 100%를 인수했다. 색조화장품 강화와 미국내 영업망 강화를 위한 선택. 그런데 미국 사업은 이후 무려 8년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11월 15일 공시한 2021년 3분기 실적자료를 보자. 무형자산손상차손 항목에 157억이 적혀 있는데 이는 코스맥스 웨스트가 미국 누-월드를 인수하면서 책정한 영업권을 상각한 것이다. 미국 사업이 계속 적자를 이어가다보니 인수 당시와 비교하여 이익창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반영한 것. 이번 분기에 실제 현금유출이 발생한 것은 아니고 미국 사업이 겪는 어려움을 보여주는 수치.

한국, 중국, 미국쪽 이번 3분기 사업 실적을 비교해보자.

  한국 중국 미국
매출 2,177억(↑26%) 1,473억(↑38%) 358억(↓28%)

한국과 중국 사업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훌륭하게 잘 성장하였는데, 미국은 매우 실망스럽다. 이익관점에서도 한국과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쪽 손실을 메꾸는 형국. 그러다 보니 앞서 언급한 영업권 157억 상각을 포함하여 이번 3분기에 18억원 순손실을 공시하였다. 미국쪽 사업이 이렇게 오랜 기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보니 이번 3분기 실적발표 이후에 주가가 제법 크게 빠졌다. 미국쪽 사업부진이 기존 영업망 손실 등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듯하다는 판단이 증권사들 사이에서 나오면서 목표주가도 줄줄이 하향하였다. 올해 6월에 103,000원에 유상증자도 했는데 지금 주가는 그보다 더 빠졌다.

 

창업주 이경수 회장은 1946년생으로 올해 76세이다. 승계를 생각할 때인데 두 아들 이병만, 이병주 사장을 슬슬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후계자가 될 두 아들이 경영수완을 보여주어야 할 텐데 중국사업을 맡은 첫째 이병만 사장은 선방하고 있지만 미국사업을 맡은 둘째 이병주 사장은 낙제점에 가깝다. 코스맥스의 전체 실적을 미국사업이 갉아먹고 있는데, 이는 마치 LG전자가 가전과 TV에서 올린 우수한 실적을 스마트폰에서 깎어먹었던 지난 몇년간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은 것과는 달리 코스맥스가 미국쪽 사업을 정리하지는 않을테고 어떻게든 제 궤도에 올려야 할 텐데 그러려면 경영진 교체 등 강수를 두어야 할 듯한데 아무래도 승계 문제와 관련하여 그러기 쉽지 않을 듯하다.

 

투자지표를 살펴보자. 주가배수 등은 2021년 2분기까지 실적 기준.

  • ROE: 10.1%
  • PER: 23.52배
  • PSR: 0.93배
  • 시가총액: 1조 1,520억원(2021년 11월 17일 종가 101,500원 기준)

ROE가 그리 높지 않은데 비해 PER는 다소 높은 편으로 단순히 2개 투자지표만으로 보면 최근 많이 떨어진 현재 주가도 마냥 싸다고 보기는 어렵겠다.

 

지금까지의 사업 실적과 인디브랜드의 증가 등 화장품 산업의 시장 흐름을 볼때 ODM 1위 사업자 코스맥스의 장기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 다만, 생각보다 좋지 못한 미국쪽 사업이 주가 할인요인이며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에서 매우 주의하여야 한다. 장기적인 코스맥스의 실적은 긍정적으로 보지만 그래도 보수적인 관점에서 현재 주가보다 좀 더 싸게 매수하는 것이 좋겠다.

댓글